[기자메모]시민은 ‘개혁’ 외치는데…아직도 ‘형님 문화’ 못 버린 검찰 > 공지사항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공지사항

[기자메모]시민은 ‘개혁’ 외치는데…아직도 ‘형님 문화’ 못 버린 검찰

페이지 정보

작성자이주임 작성일 25-06-05 08:00 조회 0회 댓글 0건

본문

지난 2일은 살면서 가장 많은 검사를 한자리에서 본 날이다. 2주 전 사표를 낸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전 중앙지검 4차장검사의 퇴임이 예상된 날이었다. 대선 전날인 이날까지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퇴임식은 열리지 않았지만 두 검사의 마지막 근무일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결국 사표는 하루 뒤인 지난 3일 수리됐고 4일 퇴임식을 했다.
기자들은 일과시간 마감 즈음인 2일 오후 5시30분쯤 지검장실과 4차장검사실을 찾았다. 퇴임 소회를 듣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두 검사의 방은 고별인사를 하러 온 검사들로 이미 북새통이었다. 차장검사부터 평검사까지 검사들의 행렬이 복도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두 검사의 방에 차례로 들어갔다가 나왔다. 한 시간이 지나도 줄은 그대로였다. 오간 검사는 적게 잡아도 100명은 넘어 보였다. 진풍경이었다.
검사들이 복도에 도열해 “검사장님, 승진 축하드립니다!”라고 외치며 일제히 허리를 숙이는 모습이 드라마 속 장면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대부>에서 조직의 새 대부가 된 마이클 콜레오네의 손에 마피아 조직원들이 돌아가며 입 맞추던 장면도 떠올랐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검사들이 자발적으로 인사드린 것”이라고 했다. 중앙지검 모든 검사가 이 기이한 행렬에 동참한 건 아니고, 두 검사가 조직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아 따르는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시민 눈높이에서 이런 풍경이 납득될지는 의문이다. 검찰의 공정한 수사권 행사를 바라는 검찰 개혁 주장에는 상층부 검사 한두 명이 조직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상명하복 문화’ ‘형님 문화’부터 타파해야 한다는 시민의 요구가 담겨있다. 상명하복 문화와 형님 문화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인물이 바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지난 2일 중앙지검에서 펼쳐진 풍경은 윤 전 대통령이 과거 횟집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참모진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도열한 모습과도 겹쳐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은 검사 시절처럼 상명하복으로 국정을 통제할 수 없었고, 망상 속에 불법계엄까지 저질렀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의 자랑에서 이제 조직의 수치가 된 ‘윤석열의 흔적’을 지우려고 노력한다. 검찰이 이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그가 조직 깊이 새겨놓은 낡은 문화부터 벗어버려야 하지 않을까.

인스타 팔로워 사는법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성원산업

  • TEL : 031-544-8566
  •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 1764-34
  • 고객문의
성원산업 | 대표자 : 강학현 ㅣ E-mail: koomttara@empal.com | 사업자번호 :127-43-99687 | 주소 :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 1764-34 |
TEL : 031-544-8566 | 성원산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