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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관철 칼럼]초가속 시대,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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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주임 작성일 25-05-30 19:08 조회 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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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중반 ‘인공지능(AI)’이란 용어가 처음 등장한 이후 수십년간 연구가 진행됐지만 발전 속도는 매우 더뎠다. 그러다 2022년 11월 오픈AI가 만든 챗GPT가 등장하면서 AI는 그야말로 빅뱅 단계로 접어들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지난 2월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현재 AI 발전 속도가 무어의 법칙을 능가하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고 적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양(집적도)이 18~24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챗GPT 등장 후 지금까지의 AI 발전 속도보다 올해 속도가 더 빠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로 가면 사람이 할 수 있는 어떤 지적 업무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는 AGI(범용인공지능)의 출현이 5~10년 후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컴퓨터가 윈도 운영체제로 돌아가듯 AI는 가전제품, 자동차, 행정, 교육 등 실생활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 신소재나 신약 개발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도 AI를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인류는 이제 전방위적 기술 발전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초가속 시대’에 진입했다.
인간은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로 흔히 ‘호모 파베르’(도구적 인간)로 불린다. 역사적으로 기술은 인간의 근육과 계산 능력 등을 대체해왔지만 주도권은 늘 인간에 있었다. AI는 다르다. 용도 결정권을 인간이 완전히 갖지 못한다. 질문이나 요청이 있을 때만 반응하는 AI에서 특정 목표가 설정되면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학습하고 행동하는 능동형 AI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은 사람과 AI가 한다’로 바뀌었다. 오픈AI나 구글이 선보인 AI에이전트는 호텔, 비행기, 식당 예약 같은 작업을 자율적으로 처리한다. 최고경영자들이 감원을 할 때 불황과 경제적 불확실성을 거론했지만 앞으로는 AI 때문이라는 설명이 더 많이 들릴지 모른다.
최근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액션 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핵전쟁을 유도하려는 AI 빌런 ‘엔티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인물들의 분투를 담았다. 엔티티는 데이터 조작, 해킹은 물론이고 사람의 판단을 미리 예측해 조종하는 능력까지 갖춘 것으로 그려졌다. 인간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진화하는 존재로 설정돼 AI가 몰고올 미래의 모습이 장밋빛만은 아님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AI의 위험성을 경고해온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AI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행위주체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분명 설득력이 있다.
인간은 사물을 쉽게 의인화하는 특징을 갖고 있어 AI와 정서적 교류에 과도하게 빠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더구나 생성형 AI는 사용자와 정서적 유대감을 강하게 형성하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남편보다 AI가 낫다” “아이가 엄마 아빠 말은 안 들어도 AI의 말은 듣는다”는 말이 등장하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AI의 ‘가스라이팅’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
AI의 위력에 짓눌린 나머지 상상만 해도 무서운 미래를 설정, 공포의 메시지를 확산시키려는 시도는 경계할 일이다.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일정 부분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과학자들의 지적 호기심과 개발 욕구를 막긴 힘들어 보인다. 경쟁 기업이나 국가에 뒤처질까 노심초사하는 최고경영자와 정부 정책결정자들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을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다. 기술 발전은 과거 경험으로 보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기에 AI로 인한 대규모 실업 우려도 아직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기술의 영향은 예측 불가여서 누구도 미래의 모습을 자신 있게 그릴 수는 없다. 현재 확실한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일을 AI가 해낼 것이고 이런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AI를 지혜롭게 활용하되 AI가 인간의 개입 능력을 초과하기 전에 위험요인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튼튼하게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AI를 의료, 교육, 복지 등 공공영역에 적용하려는 기업들에 보상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인류를 위한 AI 개발을 목표로 삼겠다던 초심을 간직하길 바란다.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바람직하지 않다. 인류와 AI의 미래를 놓고 양쪽 간 균형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미국의 컴퓨터과학자 앨런 케이가 말한 것처럼 미래를 예측하는 최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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