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르포]시위 나선 시민들 “폭력 조장하는 건 트럼프···그가 미국 망가뜨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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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주임 작성일 25-06-14 01:29 조회 0회 댓글 0건본문
“폭력을 조장하는 건 도널드 트럼프다. 그가 군 병력을 투입하기 전까지는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미등록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며 시작된 집회가 닷새째를 맞은 10일(현지시간) 오후. LA 도심의 메트로폴리탄 구금 센터를 마주 보고 있는 연방기관 청사 앞에 모인 시위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군대 동원 결정을 비판했다.
서점 직원으로 일하는 콜린(30)은 “뉴스를 보다가 더는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왔다. 폭력은 경찰이 먼저 저질렀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위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은 “트럼프가 평화적인 시위대를 상대로 폭력을 사용할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동원 시 주지사의 요청이나 사전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법률 규정을 우회해 4000명의 주방위군을 사실상 시위 진압 목적으로 LA에 투입했다. 연방 인력과 자산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해병대 1개 대대 소속 700명도 파견했다.
2011년 해병대에서 전역한 엔리코 그린(47)은 “해병대 출신으로서 전투 요원을 이곳에 투입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린은 “여기는 미국과 미국이 싸우는 전쟁터가 아니다”라면서 “시위는 민주주의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방식이고 트럼프의 정책이 인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LA에 도착한 해병대 병력은 아직 시위 현장에 배치되지는 않은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LA 시위를 “외국 국기를 든 폭도들이 우리 나라에 대한 외국의 침공을 지속하기 위해 수행하는 것”이라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긴장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이민자 단속 현장에 주방위군이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도 병력 투입에 관한 논란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시위는 초반보다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으나 긴장감은 여전했다. 퇴근 시간을 전후해 도심에 시민들이 몰리자 경찰과 주방위군의 경계 태세도 한층 강화됐다. 낮 시간대 산발적으로 진행된 집회의 참가자들과 달리 시위대 다수는 마스크, 헬멧, 고글 등 얼굴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수일째 경찰과의 충돌이 이어져 온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한 듯했다. 체포되는 상황에 대비해 생수병, 마스크, 에너지바, 거즈, 귀마개 등으로 구성된 ‘구금 시 구호용품’을 나눠주는 봉사자들도 있었다.
시위대가 연방기관 청사부터 시청 청사, 그랜드 공원, 퍼싱 광장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행진하는 동안 경찰은 이따금 섬광탄과 고무탄을 쏘아 올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은 고무탄 소리에 움찔 놀라더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한 지난 8일 잠시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기억이 떠올랐다고 했다. 시위대 일부는 건물 외벽이나 버스정류장 등 공공장소에 페인트 스프레이로 ICE를 겨냥한 욕설이 섞인 낙서(그라피티)를 남겼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ICE의 이민자 단속이 “이민자 공동체 전체를 겁에 질리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LA 교외의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한 코트니(16)와 그웬(15)은 ‘트럼프와 ICE, 권위주의를 끝장내자’는 문구를 적어 만든 푯말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ICE가 피부색이 갈색이라는 이유만으로 체류 자격이 합법적이고 범죄 기록이 없는 사람을 잡아가면서 이민자 공동체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한마디로 백인 우월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 명의 자녀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캐런(35)은 ‘ICE 아웃’ 구호를 함께 외치면서 “엄마로서 이민자 부모가 추방돼 미 시민권자 아이들이 혼자 남겨지거나 구금 시설에 갇히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 정책이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라는 미국의 정체성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멕시코 출신 부모를 둔 대학생 케이시는 “트럼프는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낙인찍지만 실제로 그들은 우리의 인프라를 만들고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며 “지금은 불법 이민자가 표적이지만 언젠가는 나 같은 멕시코계 이민자, 그다음에는 모든 외국인을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40년 전 멕시코에서 이민 온 테레사(56)도 “트럼프의 이민자 배척이 오히려 미국 경제를 망가뜨릴 것”이라며 “미국 헌법은 모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청 앞에서 만난 한국계 미국인 샤인(33)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자경단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이번 강경 진압을 정당화하려 한다면서 “우리가 정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을 지금 벌어진 혼란과 연결하려는 의도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LA시 당국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하루 동안 고속도로 점거 등으로 197명이 경찰에 붙잡혔으며 통금을 어긴 이들도 대거 체포됐다고 CNN은 전했다.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는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카고 등 20여개 도시로 확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미등록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며 시작된 집회가 닷새째를 맞은 10일(현지시간) 오후. LA 도심의 메트로폴리탄 구금 센터를 마주 보고 있는 연방기관 청사 앞에 모인 시위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의 군대 동원 결정을 비판했다.
서점 직원으로 일하는 콜린(30)은 “뉴스를 보다가 더는 참을 수 없어 거리로 나왔다. 폭력은 경찰이 먼저 저질렀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위가 고조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콜린은 “트럼프가 평화적인 시위대를 상대로 폭력을 사용할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동원 시 주지사의 요청이나 사전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법률 규정을 우회해 4000명의 주방위군을 사실상 시위 진압 목적으로 LA에 투입했다. 연방 인력과 자산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해병대 1개 대대 소속 700명도 파견했다.
2011년 해병대에서 전역한 엔리코 그린(47)은 “해병대 출신으로서 전투 요원을 이곳에 투입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린은 “여기는 미국과 미국이 싸우는 전쟁터가 아니다”라면서 “시위는 민주주의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방식이고 트럼프의 정책이 인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LA에 도착한 해병대 병력은 아직 시위 현장에 배치되지는 않은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LA 시위를 “외국 국기를 든 폭도들이 우리 나라에 대한 외국의 침공을 지속하기 위해 수행하는 것”이라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긴장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의 이민자 단속 현장에 주방위군이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도 병력 투입에 관한 논란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시위는 초반보다 다소 누그러지기는 했으나 긴장감은 여전했다. 퇴근 시간을 전후해 도심에 시민들이 몰리자 경찰과 주방위군의 경계 태세도 한층 강화됐다. 낮 시간대 산발적으로 진행된 집회의 참가자들과 달리 시위대 다수는 마스크, 헬멧, 고글 등 얼굴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수일째 경찰과의 충돌이 이어져 온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한 듯했다. 체포되는 상황에 대비해 생수병, 마스크, 에너지바, 거즈, 귀마개 등으로 구성된 ‘구금 시 구호용품’을 나눠주는 봉사자들도 있었다.
시위대가 연방기관 청사부터 시청 청사, 그랜드 공원, 퍼싱 광장까지 이어지는 구간을 행진하는 동안 경찰은 이따금 섬광탄과 고무탄을 쏘아 올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은 고무탄 소리에 움찔 놀라더니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한 지난 8일 잠시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기억이 떠올랐다고 했다. 시위대 일부는 건물 외벽이나 버스정류장 등 공공장소에 페인트 스프레이로 ICE를 겨냥한 욕설이 섞인 낙서(그라피티)를 남겼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ICE의 이민자 단속이 “이민자 공동체 전체를 겁에 질리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LA 교외의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 성장한 코트니(16)와 그웬(15)은 ‘트럼프와 ICE, 권위주의를 끝장내자’는 문구를 적어 만든 푯말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다. 이들은 “ICE가 피부색이 갈색이라는 이유만으로 체류 자격이 합법적이고 범죄 기록이 없는 사람을 잡아가면서 이민자 공동체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한마디로 백인 우월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 명의 자녀들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캐런(35)은 ‘ICE 아웃’ 구호를 함께 외치면서 “엄마로서 이민자 부모가 추방돼 미 시민권자 아이들이 혼자 남겨지거나 구금 시설에 갇히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이민 정책이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라는 미국의 정체성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멕시코 출신 부모를 둔 대학생 케이시는 “트럼프는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낙인찍지만 실제로 그들은 우리의 인프라를 만들고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며 “지금은 불법 이민자가 표적이지만 언젠가는 나 같은 멕시코계 이민자, 그다음에는 모든 외국인을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40년 전 멕시코에서 이민 온 테레사(56)도 “트럼프의 이민자 배척이 오히려 미국 경제를 망가뜨릴 것”이라며 “미국 헌법은 모두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청 앞에서 만난 한국계 미국인 샤인(33)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 자경단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이번 강경 진압을 정당화하려 한다면서 “우리가 정당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을 지금 벌어진 혼란과 연결하려는 의도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LA시 당국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을 발령했다. 하루 동안 고속도로 점거 등으로 197명이 경찰에 붙잡혔으며 통금을 어긴 이들도 대거 체포됐다고 CNN은 전했다.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는 샌프란시스코, 뉴욕, 시카고 등 20여개 도시로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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