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선의 틈]허니문은 곧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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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주임 작성일 25-06-14 07:59 조회 1회 댓글 0건본문
‘세금폭탄 공화국’과 ‘재정파탄 정부’.
전자는 노무현 정부를 향해, 후자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날아든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의 ‘포탄’이었다. 어느 쪽이든 이재명 정부에도 조만간 닥칠 것이다. 지금은 ‘허니문’ 기간이라 조용하지만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은 준비하고 있을 테다. 혹여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전 국민 25만원 소비쿠폰’이라도 담는다면 이는 바로 ‘공격 개시’ 신호로 볼 수 있다. 공격을 피할 것인가. 정면으로 맞설 것인가. 선거 전엔 ‘전략 아닌 전략’으로 피해갈 수 있었다. 대통령이 된 다음 더 이상 ‘재원 마련 공격’을 피할 길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후 일주일간 나온 경제 키워드는 ‘국가 재정’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부터 “국가 재정을 마중물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구성한 대통령실 경제 참모들도 모두 ‘재정’을 강조한 인사다. 경제성장수석을 맡은 하준경 한양대 교수와 재정기획보좌관을 맡은 류덕현 중앙대 교수는 경제 분야 기자들이 ‘국가 재정’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 학자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기획재정부 1차관 시절 코로나19 대응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관여한 관료 출신이다. 이 대통령과 참모들은 적어도 국가가 돈을 써야 한다는 생각만큼 같은 범주에 있다.
지금은 분명 ‘나랏돈’을 써야 할 시기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수출 둔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안 쓰고 덜 먹고 안 사는 ‘소비침체’는 계속 길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소득이 지난해보다 늘었으나 소득 하위 20% 저소득층의 소득만 감소했다. 양극화는 더 심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미래 성장 동력이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생산가능인구도 줄고 있다. 경제규모가 훨씬 큰 미국보다도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한 나라의 모든 가용 자원을 투입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기업이 돈을 안 쓰고 민간도 지갑을 닫으니 국가가 나서서 경제를 일으켜야 한다. 결국 필요한 건 국가 예산이다.
이제 정면으로 마주할 문제는 이 돈을 어디서 가져오느냐다. 이 대통령의 공약에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부분이 비어 있다. 대선 후보 시절 증세를 언급한 적이 없다. 오히려 세금을 깎아준다는 언급이 훨씬 많았다. 공약에는 아동수당 지급 나이를 18세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자녀 수 기준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와 공제율을 높여주고, 초등학생 예체능 사교육비도 교육비 세액공제에 추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아동수당 지급 공약에만 36조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의 국가재정과 국가채무는 다른 나라보다 사정이 낫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24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50%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일본이 25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양반’이다. 미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이 위기 때 돈을 풀었던 규모와 비교하면 우리에겐 ‘여유’가 있다. 그러나 대책과 설득 없이 재정을 쓰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공격 포탄’이 날아오게 되어 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재정을 써야 하는 당위성이 없어서 흔들린 게 아니다.
솔직해져야 한다. 단기적으로 재정을 쓰되 장기적으로 증세안도 내놔야 한다. 고령화와 저출생을 마주한 한국은 저부담·저복지에서 중부담·중복지로 가야 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는 2012년 대선 때 나온 말이다. 표심과 얽혀 있다 보니 10여년이 지나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다.
‘재정·복지·증세·표심’의 역학관계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고민해온 사람이 이 대통령이다. 경기 성남시장이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통령까지 오르게 만든 정책은 단연코 ‘기본소득’이다. 그는 전 국민 기본소득 100만원을 말하고,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신설도 꺼냈다가 “국민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고 물러섰다. 일찌감치 고차원적인 방정식을 마주했기 때문에 다시 결단하고 설득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당장 증세가 어렵다면 적어도 윤석열 정부에서 깎은 법인세율, 초부자 감세를 원위치시켜야 한다. 재정과 세제의 중장기 로드맵도 함께 나와야 한다. 경제가 어려우니 더더욱 미룰 일이 아니다. 감세로는 깊어진 양극화의 골을 메울 수 없다. 허니문은 곧 끝난다.
전자는 노무현 정부를 향해, 후자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날아든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의 ‘포탄’이었다. 어느 쪽이든 이재명 정부에도 조만간 닥칠 것이다. 지금은 ‘허니문’ 기간이라 조용하지만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은 준비하고 있을 테다. 혹여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전 국민 25만원 소비쿠폰’이라도 담는다면 이는 바로 ‘공격 개시’ 신호로 볼 수 있다. 공격을 피할 것인가. 정면으로 맞설 것인가. 선거 전엔 ‘전략 아닌 전략’으로 피해갈 수 있었다. 대통령이 된 다음 더 이상 ‘재원 마련 공격’을 피할 길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후 일주일간 나온 경제 키워드는 ‘국가 재정’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부터 “국가 재정을 마중물 삼아 경제의 선순환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구성한 대통령실 경제 참모들도 모두 ‘재정’을 강조한 인사다. 경제성장수석을 맡은 하준경 한양대 교수와 재정기획보좌관을 맡은 류덕현 중앙대 교수는 경제 분야 기자들이 ‘국가 재정’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 학자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기획재정부 1차관 시절 코로나19 대응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관여한 관료 출신이다. 이 대통령과 참모들은 적어도 국가가 돈을 써야 한다는 생각만큼 같은 범주에 있다.
지금은 분명 ‘나랏돈’을 써야 할 시기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가 수출 둔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안 쓰고 덜 먹고 안 사는 ‘소비침체’는 계속 길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소득이 지난해보다 늘었으나 소득 하위 20% 저소득층의 소득만 감소했다. 양극화는 더 심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당장 미래 성장 동력이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생산가능인구도 줄고 있다. 경제규모가 훨씬 큰 미국보다도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한 나라의 모든 가용 자원을 투입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기업이 돈을 안 쓰고 민간도 지갑을 닫으니 국가가 나서서 경제를 일으켜야 한다. 결국 필요한 건 국가 예산이다.
이제 정면으로 마주할 문제는 이 돈을 어디서 가져오느냐다. 이 대통령의 공약에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부분이 비어 있다. 대선 후보 시절 증세를 언급한 적이 없다. 오히려 세금을 깎아준다는 언급이 훨씬 많았다. 공약에는 아동수당 지급 나이를 18세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자녀 수 기준으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와 공제율을 높여주고, 초등학생 예체능 사교육비도 교육비 세액공제에 추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아동수당 지급 공약에만 36조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의 국가재정과 국가채무는 다른 나라보다 사정이 낫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24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50%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일본이 25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양반’이다. 미국과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이 위기 때 돈을 풀었던 규모와 비교하면 우리에겐 ‘여유’가 있다. 그러나 대책과 설득 없이 재정을 쓰는 모습만 보여준다면 ‘공격 포탄’이 날아오게 되어 있다. 노무현 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재정을 써야 하는 당위성이 없어서 흔들린 게 아니다.
솔직해져야 한다. 단기적으로 재정을 쓰되 장기적으로 증세안도 내놔야 한다. 고령화와 저출생을 마주한 한국은 저부담·저복지에서 중부담·중복지로 가야 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는 2012년 대선 때 나온 말이다. 표심과 얽혀 있다 보니 10여년이 지나도 해결하지 못한 난제다.
‘재정·복지·증세·표심’의 역학관계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고민해온 사람이 이 대통령이다. 경기 성남시장이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통령까지 오르게 만든 정책은 단연코 ‘기본소득’이다. 그는 전 국민 기본소득 100만원을 말하고,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신설도 꺼냈다가 “국민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고 물러섰다. 일찌감치 고차원적인 방정식을 마주했기 때문에 다시 결단하고 설득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당장 증세가 어렵다면 적어도 윤석열 정부에서 깎은 법인세율, 초부자 감세를 원위치시켜야 한다. 재정과 세제의 중장기 로드맵도 함께 나와야 한다. 경제가 어려우니 더더욱 미룰 일이 아니다. 감세로는 깊어진 양극화의 골을 메울 수 없다. 허니문은 곧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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