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날 ‘햄버거 회동’ 나간 군간부의 메모 “선관위, 명단, 확보, 짜증” [법정 417호, 내란의 기록] > 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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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날 ‘햄버거 회동’ 나간 군간부의 메모 “선관위, 명단, 확보, 짜증” [법정 417호, 내란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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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주임 작성일 25-06-10 12:16 조회 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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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3일,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은 휴가 중이었다. 동료 군인들과의 회식, 가족과 일정 등을 마치고 한 숨 돌리고 있던 구 준장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삼회 너 뭐하고 있냐? (김용현) 장관님이 너한테 지시한 게 있는데 전화로 얘기하긴 좀 그러네. 안산으로 와라.” 불법계엄 사태의 ‘민간인 비선’으로 꼽히는 노상원씨(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전화였다.
구 준장은 계엄 당일 오후 3시쯤 ‘2차 햄버거 회동’에 참석한 4명 중 한 명이다. 군인 출신 무속인인 노씨는 자신의 점집과 가까운 롯데리아 안산상록수점에 현역 군인들을 불러모아 ‘부정선거 증거 수집하겠다’며 선관위 장악을 모의한 혐의를 받는다. 구 준장은 노씨가 설치하려던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제2수사단’ 단장으로 내정됐다.
구 준장은 지난 2일 열린 노씨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구 준장은 노씨가 “실질적으로 계획을 주도하는 실무단장”처럼 행동했고, 김 전 장관·윤 전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를 자주 과시했다고 진술했다. 노씨는 계엄 당일에도 “며칠 전에 대통령을 만났다”며 “대통령이 나한테 거수경례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이야기까지 했다”고 자랑하듯 말했다고 한다.
검찰 측 신문에서는 노씨가 ‘선관위 장악’을 주도적으로 기획한 인물임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계엄 당일 ‘햄버거 회동’에서 노씨는 김 전 대령을 “나랑 중요한 일을 하시는 예비역 선배”라고 소개해놓고 정작 대화에서는 그렇게 대접하지 않았다. 1~2시간가량 이어진 대화에서 “이 시간은 내가 미리 얘기 했었잖아요, 그것도 못 알아들어요?”라며 김 전 대령을 여러 번 타박했다고 한다.
구 준장은 이들의 대화가 “최종적으로 임무를 확인하는 과정”처럼 보였다고 진술했다. 노씨 앞에서 ‘저자세’를 보이는 김 전 대령을 보며 “아무리 봐도 이걸 주도하는 건 노상원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구 준장은 “대화를 들으면서 제일 첫 번째 (귀에) 들어온 키워드가 ‘선관위’라는 단어였다”며 노씨가 김 전 대령에게 “선관위원장은 당신이 확보해요”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은 선관위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 40~50명의 명단이 담긴 4~6장짜리 서류를 보면서 ‘몇시가 되면 어디로, 어떻게 가서 OOO을 확보하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계획을 검토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별다른 말 없이 자리를 지키던 구 준장은 ‘선배’들의 이야기를 간단히 기록하기로 했다. “혼자 뻘쭘하게 앉아있긴 뭐해서…. 저는 휴가 중이라 필기구도 없어서 롯데리아 점원한테 가서 필기구를 빌렸습니다. 입고 나간 잠바를 뒤져보니 마침 안에 수첩이 있길래, 평상시 윗분들 대화할 때 군인들 습관이라 저도 습관적으로 적었습니다.”
법정에서 공개된 구 준장의 수첩에는 ‘선관위’ ‘명단’ ‘확보’ 등 단어가 적혀 있었다. 메모 아래쪽엔 ‘짜증’이라는 단어도 있었다. ‘왜 짜증이라고 적었느냐’고 묻는 검찰의 질문에 구 준장은 이렇게 답했다. “전날 새벽 1시까지 술도 마셨고 몸도 안 좋았습니다. 장관님 지시를 알려준다고 불러서 휴가 날 나간 건데, 저한테 얘기하는 건 없고 자꾸 김 전 대령이랑만 이야기를 하니까 좀 짜증나서 그런 표현을 썼던 거로 기억합니다.”
노씨는 지난해 3월 구 준장에게 ‘진급을 도와주겠다’며 접근했다. 김 전 장관이 취임한 같은 해 8월 이후로는 연락이 더 잦아졌다고 한다. 당시 구 준장은 진급이 여러 번 무산돼 실망하고 있던 터였다. 계엄 선포 직전 노씨는 “장관님이 너를 국방부에 불러서 어떤 임무를 줄 거고, 그걸 잘하면 내년 4월엔 좋은 일이 있을 거 같다. 조만간 국방부로 와서 TF 같은 임무를 하게 될 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노씨가 2018년 정보사령관 재임 시절 부하 군인을 성추행해 불명예 전역한 민간인인데도 군 내부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던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찰 측 신문에서 노씨가 계엄 이후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노씨는 구 준장에게 “너 한번 진급시켜보려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됐네. 나하고 통화 주고받은 내용들은 없애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구 준장이 ‘롯데리아 CCTV가 다 나올 텐데 어떻게 합니까?’라고 되묻자 노씨는 “그건 지워지겠지. 만약에 나오면 직무 관련해서 조언해줬다고 하면 되잖아”라고 답했다고 한다. 노씨가 ‘장관이 지시한 일인데 너희들 떠들어봐, 어떻게 되는지’라는 등 협박식으로 말한 적도 많았다고 진술했다.
수사 초반 구 준장은 노씨의 말에 따랐다. 진급을 도와주던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해 경찰 조사에서도 노씨를 가급적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신문에서 검찰이 ‘초반 조사와 다르게 본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자 구 준장은 이렇게 답했다. “노상원만 빼고 말하다 보니까 자꾸 말이 앞뒤가 너무 안 맞고, 12월20일부터는 갑자기 제가 모든 일을 한 것처럼 언론 보도가 나오니까….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왜곡하지 말고 그대로 다 이야기하자고 마음먹게 됐습니다.”
“신동걸-이재명, 최OO-한동훈. 준비되면 출동해.”
계엄 선포 직후 신동걸 국군 방첩사령부 소령은 상관인 김대우 당시 방첩사 수사단장으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신 소령은 지난 5일 조지호 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신 소령은 부대원 4명과 함께 ‘이재명 체포조’로 묶여 국회에 출동했다. 당시 ‘한동훈 체포조장’으로 지목된 최모 소령과는 “이거 진짜 나가야 하냐, 상황을 모르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들이 파악할 수 있었던 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사실 하나뿐이었다.
“(국회로 이동 중에도) 운전자를 제외하고는 포고문을 돌려 읽고, 유튜브 영상이나 기사를 통해서도 상황을 확인하려 했습니다. (당시 이재명이) 현직 국회의원이고 야당 대표인데, 무슨 혐의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체포가 가능할까?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신 소령은 국회 앞 올림픽대로 부근에서 운전을 하던 한 수사관이 ‘몇 분 남았습니다’라고 이야기하자 “야, 이건 아닌 것 같다. 속도를 줄여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계엄 당일 방첩사는 주요 인사 14명을 체포하려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이 임박하자 작전을 바꿨다. 국회로 나간 신 소령은 “이재명, 한동훈, 우원식 세 명 검거에 집중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체포조 인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도 “모든 팀은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중 보는 팀 먼저 체포해 구금시설(수방사)로 이동한다. 포승줄 및 수갑 이용하고, 신병을 확보하면 수방사로 구금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같은 날 오후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는 창문을 깨고 국회에 진입하는 등 혐의로 기소된 김현태 전 육군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 등 군인 7명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이들은 ‘위법한 지시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일부 변호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계엄 당시 군이 소극적으로 저항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언급한 점을 들어 “윤석열, 노상원, 김용현, 등이 수괴이고 그 밑 장군들은 도구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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