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진의 시골편지]오래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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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주임 작성일 25-05-30 06:03 조회 0회 댓글 0건본문
오겹살은 두꺼운데, 뒷주머니 지갑도 덩달아 두꺼워야 먹을 수 있어. 삼겹살이면 감지덕지. 비건 식구들도 한자리에 낑겨 열무와 버섯만 구워 먹어도 배가 부르지. 요새 누가 유흥업소에 새 메뉴로 떴다며 우기는 그놈의 삼겹살. 낡은 카페에 모여 자글자글 노릇노릇 삼겹살을 구웠어.
록밴드 ‘이글스’가 불러 히트한 ‘새드 카페(Sad Cafe)’. 호텔 캘리포니아만큼 인기를 끈 노래를 한 곡 청해 듣기도 하면서 말이지.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창밖은 어두워지네. 길에 찍힌 발자욱을 빗물이 씻어가네. 가로등불 켜지고 지난날이 생각나. 낡은 카페에서 우리들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하네… 사랑과 자유를 얘기하며 세상을 바꾸고 싶었지. 고작 낡은 카페의 외로운 군중일 뿐이었지만.”
시골에선 카페의 용도가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날은 주인장이 하루 재끼고 놀고파, 가까운 지인들을 불러다가 막걸리 안주로 부추전이나 파전을 지진다. 처마 밑에서 삼겹살을 굽기도 하고 군불이 아까우면 고구마와 감자를 툭 던져놓기도 해. 같이 자리한 시인은, 열대의 여름나라에 사는 채인숙 시인의 시 한 구절을 읽어주더군. “가난과 고향을 팔아서 시를 적는 일이 지겨웠지만 가난하지 않은 시인을 여태 본 적은 없었다. 실패는 처절할수록 환하고 내일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과 자주 술을 마셨다. 형용사가 되고 싶다고, 일요일이 되고 싶다고, 처마가 되고 싶다고, 국도가 되고 싶다고, 감자밭 고랑이 되고 싶다고…” 포일에 감싸 던져둔 감자가 다 익었나 봐. 호호 불어가며 껍질을 벗겼다.
타로점을 봤다는 누가 그래. 다음주 좋은 일이 생길 거래. 배가 이렇게 부르고 행복한데 무슨 다음주 타령이야. 하지만 그렇담 오래되고 낡은 새드 카페에서 또 뭉치자. 진공관 앰프가 달궈지고 식는 시간만큼 서로를 반기고 아쉬워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록밴드 ‘이글스’가 불러 히트한 ‘새드 카페(Sad Cafe)’. 호텔 캘리포니아만큼 인기를 끈 노래를 한 곡 청해 듣기도 하면서 말이지.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창밖은 어두워지네. 길에 찍힌 발자욱을 빗물이 씻어가네. 가로등불 켜지고 지난날이 생각나. 낡은 카페에서 우리들 함께했던 시간을 추억하네… 사랑과 자유를 얘기하며 세상을 바꾸고 싶었지. 고작 낡은 카페의 외로운 군중일 뿐이었지만.”
시골에선 카페의 용도가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날은 주인장이 하루 재끼고 놀고파, 가까운 지인들을 불러다가 막걸리 안주로 부추전이나 파전을 지진다. 처마 밑에서 삼겹살을 굽기도 하고 군불이 아까우면 고구마와 감자를 툭 던져놓기도 해. 같이 자리한 시인은, 열대의 여름나라에 사는 채인숙 시인의 시 한 구절을 읽어주더군. “가난과 고향을 팔아서 시를 적는 일이 지겨웠지만 가난하지 않은 시인을 여태 본 적은 없었다. 실패는 처절할수록 환하고 내일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과 자주 술을 마셨다. 형용사가 되고 싶다고, 일요일이 되고 싶다고, 처마가 되고 싶다고, 국도가 되고 싶다고, 감자밭 고랑이 되고 싶다고…” 포일에 감싸 던져둔 감자가 다 익었나 봐. 호호 불어가며 껍질을 벗겼다.
타로점을 봤다는 누가 그래. 다음주 좋은 일이 생길 거래. 배가 이렇게 부르고 행복한데 무슨 다음주 타령이야. 하지만 그렇담 오래되고 낡은 새드 카페에서 또 뭉치자. 진공관 앰프가 달궈지고 식는 시간만큼 서로를 반기고 아쉬워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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