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광장 이후의 광장, 사회대개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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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주임 작성일 25-06-09 01:30 조회 1회 댓글 0건본문
광장 시민들은 일터로, 마을로 돌아갔다. 12월3일 밤, 초현실적 장면을 보고 달려 나와 ‘그토록 아름답고 다정한 저항’의 서사를 썼던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대선 기간 전국을 돌며 만나봤던 그들은 날밤을 새우던 광장을 기억하며 즐거워했다. 계엄 군대를 멈추고 대통령을 끌어내리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대해 무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다른 한편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광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이 맞닥뜨린 현실 때문이었다. “세상의 관심이 온통 ‘압도적 승리’로 몰려가고 있는 동안 광장은 ‘불 꺼진 무대, 텅 빈 공연장’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광장에서 돌아온 일상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어요. 여성들은 여전히 온·오프라인에서 성폭력의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작업장은 그대로고, 알바를 찾아 헤매는 청년들의 한숨은 이전과 다를 바 없으며, 저임금과 숨 막히는 직장 문화도 마찬가지고, 소멸의 두려움으로 가라앉은 지역사회 분위기 역시 달라지지 않은 풍경입니다.” “혐오와 배제, 차별에 눈치 보며 살아야 하는 ‘돌아온’ 일상은 광장을 아득한 옛 추억처럼 만들고 있어요.”
광장에서 돌아온 시민은 다시 ‘개인’이 되어 있었다. ‘우리’라는 연대의 힘으로 용감하게 사자후를 토하고 처절하게 아픔을 드러내던 광장 시민들의 웅변과 호소가 일상에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광장의 불빛은 꺼지고 ‘빛의 혁명’이라는 상찬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광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의 삶이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외롭고 서럽다’고 한다면 ‘빛의 혁명’이란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한 청년은 광장에 나가기 전처럼 다시 주눅이 들어서 들릴락 말락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광장 시민들은 타고난 ‘공화국의 전사’가 아니었다. 그들은 영웅적 역사를 썼으나 영웅적 투사는 아니었다. 광장 시민들은 본디 약한 개인이었다.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광장에서 만들어진 연대의 힘’ 덕분이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웃 시민들이 있어서 그들은 광장에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시민들이 광장에서 쓴 말을 모아보니 ‘우리’라는 단어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연대’라는 가치가 중요했다는 의미다.
“이젠 어디에 가서 누구랑 얘기해야 하나요?” 시민들은 광장에서 만난 동지들이 벌써 그립다고 했다. 광장의 불빛이 사라지고 나니 ‘말할 곳이 없어졌다’며 낙심하는 청년도 있었다. 그들은 광장에서 나누던 ‘다시 만난 세상’ 그리기를 계속하고 싶어했다.
‘광장 이후의 광장’이 필요한 이유다. 정권교체 후에도 계속 연대하고 새로운 세상의 꿈을 만들어갈 광장이 필요하다. 사회대개혁의 꿈 얘기를 계속하고 공론과 실천을 모색할 제도의 광장이 필요하다. ‘촛불혁명으로 권력은 바꾸었으나 내 삶의 변화는 왜 일어나지 않았는가?’라는 후회는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광장 이후의 광장’을 만들자는 게 다시 아스팔트 위로 나가자는 건 아니다. 일상의 시민들이 주눅 들지 않고 말할 수 있고, 연대를 통해 자기 꿈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광장 이후의 광장’이라 할 것이다.
지금 시민들은 광장에서 자신들을 지우려는 힘과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아니 광장 자체를 지우려고 하는 세력들과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부산에서 만난 여성들은 ‘멈추지 않을 광장의 시간을 꿈꾸며’ 이렇게 외쳤다. 결의에 찬, 그러나 비장한 말이었다.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오월의 봄, 2025)
지난 5월9일,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와 제 정당 연석회의’가 공동선언문에서 사회대개혁위원회 구성을 약속한 것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일이다. “우리는 내란 완전 청산과 사회대개혁 추진을 위한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며, 주요 정책과제의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제 정당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인 사회대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심층 협의를 추진해나갈 것을 선언한다.” 광장 시민의 요구를 정부 정책과 연결하고, 다른 한편으로 민주적 제 정당과 시민사회의 공동 정책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사회대개혁위원회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사회대개혁위원회가 ‘광장 이후의 광장’ 노릇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광장 시민의 목소리를 계속 담아내고, 그것을 구체화하며, 민주적 제 정당과 시민사회의 거버넌스를 계속 공고화하는, 연대의 힘을 바탕으로 한 제도의 광장, 즉 ‘광장 이후의 광장’이라 할 사회대개혁위원회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
그런데 그들은 다른 한편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광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이 맞닥뜨린 현실 때문이었다. “세상의 관심이 온통 ‘압도적 승리’로 몰려가고 있는 동안 광장은 ‘불 꺼진 무대, 텅 빈 공연장’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광장에서 돌아온 일상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어요. 여성들은 여전히 온·오프라인에서 성폭력의 불안을 느끼고 있으며,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작업장은 그대로고, 알바를 찾아 헤매는 청년들의 한숨은 이전과 다를 바 없으며, 저임금과 숨 막히는 직장 문화도 마찬가지고, 소멸의 두려움으로 가라앉은 지역사회 분위기 역시 달라지지 않은 풍경입니다.” “혐오와 배제, 차별에 눈치 보며 살아야 하는 ‘돌아온’ 일상은 광장을 아득한 옛 추억처럼 만들고 있어요.”
광장에서 돌아온 시민은 다시 ‘개인’이 되어 있었다. ‘우리’라는 연대의 힘으로 용감하게 사자후를 토하고 처절하게 아픔을 드러내던 광장 시민들의 웅변과 호소가 일상에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일이었다. “광장의 불빛은 꺼지고 ‘빛의 혁명’이라는 상찬만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광장에서 일상으로 돌아간 시민들의 삶이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외롭고 서럽다’고 한다면 ‘빛의 혁명’이란 말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한 청년은 광장에 나가기 전처럼 다시 주눅이 들어서 들릴락 말락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광장 시민들은 타고난 ‘공화국의 전사’가 아니었다. 그들은 영웅적 역사를 썼으나 영웅적 투사는 아니었다. 광장 시민들은 본디 약한 개인이었다.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광장에서 만들어진 연대의 힘’ 덕분이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이웃 시민들이 있어서 그들은 광장에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시민들이 광장에서 쓴 말을 모아보니 ‘우리’라는 단어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연대’라는 가치가 중요했다는 의미다.
“이젠 어디에 가서 누구랑 얘기해야 하나요?” 시민들은 광장에서 만난 동지들이 벌써 그립다고 했다. 광장의 불빛이 사라지고 나니 ‘말할 곳이 없어졌다’며 낙심하는 청년도 있었다. 그들은 광장에서 나누던 ‘다시 만난 세상’ 그리기를 계속하고 싶어했다.
‘광장 이후의 광장’이 필요한 이유다. 정권교체 후에도 계속 연대하고 새로운 세상의 꿈을 만들어갈 광장이 필요하다. 사회대개혁의 꿈 얘기를 계속하고 공론과 실천을 모색할 제도의 광장이 필요하다. ‘촛불혁명으로 권력은 바꾸었으나 내 삶의 변화는 왜 일어나지 않았는가?’라는 후회는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광장 이후의 광장’을 만들자는 게 다시 아스팔트 위로 나가자는 건 아니다. 일상의 시민들이 주눅 들지 않고 말할 수 있고, 연대를 통해 자기 꿈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새로운 공동체를 ‘광장 이후의 광장’이라 할 것이다.
지금 시민들은 광장에서 자신들을 지우려는 힘과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아니 광장 자체를 지우려고 하는 세력들과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부산에서 만난 여성들은 ‘멈추지 않을 광장의 시간을 꿈꾸며’ 이렇게 외쳤다. 결의에 찬, 그러나 비장한 말이었다.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오월의 봄, 2025)
지난 5월9일, ‘광장대선연합정치시민연대와 제 정당 연석회의’가 공동선언문에서 사회대개혁위원회 구성을 약속한 것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일이다. “우리는 내란 완전 청산과 사회대개혁 추진을 위한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며, 주요 정책과제의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제 정당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인 사회대개혁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심층 협의를 추진해나갈 것을 선언한다.” 광장 시민의 요구를 정부 정책과 연결하고, 다른 한편으로 민주적 제 정당과 시민사회의 공동 정책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사회대개혁위원회를 설치하자는 것이다.
사회대개혁위원회가 ‘광장 이후의 광장’ 노릇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광장 시민의 목소리를 계속 담아내고, 그것을 구체화하며, 민주적 제 정당과 시민사회의 거버넌스를 계속 공고화하는, 연대의 힘을 바탕으로 한 제도의 광장, 즉 ‘광장 이후의 광장’이라 할 사회대개혁위원회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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