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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AI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세상”…석학들이 내놓은 해법은? [2025 경향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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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주임 작성일 25-06-28 06:12 조회 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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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기술 발달.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초가속 시대의 도전 - 공포를 넘어 희망으로’를 주제로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25 경향포럼>이 열렸다. 최신 인공지능(AI) 기술 사례와 연구 동향을 확인하고, 사회·철학자 등과 함께 한국 나아가 인류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포럼에 참가한 석학·전문가들은 인류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는 이견을 보이긴 했지만, 기술 발달 속도가 빠르다는 데는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지나 네프 영국 케임브리지대 민더루 기술·민주주의 센터장은 현재의 속도 그대로 기술 발달이 10년 더 이어지면 가장 우려되는 건 기술 발달에 따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 사회가 더 불평등해지고, 빈곤이 심화하는 게 가장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네프 센터장은 “AI라는 강력한 힘, 권력을 활용해 사회를 개선할 수 있다”며 “기술 발달을 인류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국가, 더 많은 기업, 더 많은 이들이 ‘이 혁명’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 샹뱌오 독일 막스플랑크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은 현대인들이 AI 기술과 떨어져 지내고 싶어도 AI 기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샹 소장은 “AI는 극도로 포용성이 크다”며 “선택의 여지도 주지 않고 무조건 AI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샹 소장은 어느 사회든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는 출구 없는 사회가 가장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AI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개개인에게 선택지를 주는, 실패하거나 어려움에 빠지더라도 금세 회복할 수 있는 회복력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은 지금처럼 기술 발달 속도가 유지되면 10년 뒤 AI 기술을 ‘가진 이’와 ‘가지지 못한 이’로 사회가 나눠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장은 “지금 대부분 식당에서 키오스크로 결제하고 있는데, 사용할 수 있는 이들과 사용하지 못하는 이들로 나뉘는 ‘정보 격차’가 심화해 ‘가지지 못한 이’들의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지는 일이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장은 인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인류는 보편타당한 가치에 입각한 정의가 있어 인류 사회가 공동의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 갈 것”이라며 “(정의나 공동의 협력을 위해서라도) 교육기관이 인문학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후 세션 강연자로 나선 AI 분야 세계적 석학 보 안 싱가포르 난양공대 컴퓨터과학과 석좌교수는 과거처럼 AI 열풍이 크게 식는 ‘AI 겨울’은 가까운 미래에 찾아오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안 석좌교수는 “학계나 정부가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기업이 주도해 AI 겨울은 20년 내 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AI 연구·개발은 1부터 99까지 진전되기는 쉬워도 99에서 100으로 한 단계 상승하는 건 매우 어렵다”며 “인간의 지능에 버금가는 범용인공지능(AGI) 출현 시기가 2030년으로 거론되는데 그것보다는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와 임우형 LG AI연구원 데이터 인텔리전스랩장은 두 번째 세션에서 최신 AI 동향을 전했다.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가 사회를 본 토론에는 김지희 카이스트 경영대학 기술경영학부 교수와 김효은 국립한밭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등이 참여해 기술 발달에 따른 우려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별 강연을 맡은 정세랑 소설가는 AI 시대 창작자로서의 고민과 성찰을 공유했다.
이날 포럼에는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오세훈 서울특별시장,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정치·경제계 주요 인사를 포함해 일반 참가자까지 430여명이 참석했다.
계엄 선포 이후 군·경찰 등의 국회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계엄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국방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계엄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이르면 오는 26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는 계엄 시행 중 국회의 권한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군인, 경찰, 정보·보안기관 직원 등이 국회 경내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국회의장이 요청하거나 허가한 경우에는 이들의 출입이 가능한 예외 규정이 포함됐다.
누구든지 계엄 선포 이후 국회의원·국회 소속 공무원의 국회 출입·회의에 대한 방해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하는 벌칙도 신설됐다.
개정안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기 위해 본회의를 개의하는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구금된 국회의원도 해당 안건을 심의하기 위한 본회의에 출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 심의 시 일시·장소, 출석자 수·성명, 발언 내용 등을 기록한 회의록을 즉시 작성하도록 했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사실을 국회에 통보할 때 국무회의 회의록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했다.
기본권 강화 차원에서 현행법에 명시된 계엄사령관의 특별조치권 대상에서 ‘거주·이전’을 삭제하고, 비상계엄 해제 후 군사법원의 재판권을 1개월 연기할 수 있는 권한도 없앴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계엄법 개정안은 국방위 법안소위를 거쳐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당초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계엄 시 군·경찰 등의 국회 출입을 금지하는 조항에 반대했다. 그러나 국회의장이 허가한 경우 출입을 허가하는 예외 규정이 들어가면서 여야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원광대학교와 원광보건대학교가 통합을 공식 선언하고 ‘생명산업 중심 글로컬대학’으로 새 출발 했다.
두 대학은 24일 전북 익산캠퍼스에서 ‘통합 원광대학교 출범 선포식’을 열고 미래 비전과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성태 원광대 총장, 백준흠 원광보건대 총장을 비롯해 교직원과 학생, 동문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학 측은 통합의 의미와 향후 전략을 공유하며, 새롭게 출범한 통합 원광대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원광대와 원광보건대는 지난해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통합형 모델로 공동 선정된 이후, 학사 구조 개편과 구성원 의견 수렴, 지역사회 협력 절차 등을 거쳐 지난 4월 교육부로부터 최종 통합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26학년도부터는 ‘통합 원광대학교’ 이름으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번 통합은 일반대학의 학사과정과 전문대학의 전문학사 과정을 병행 운영하는 국내 첫 사례다. 교육부는 일반대 지위를 유지하면서 전문학사 운영을 허용하는 제도적 특례를 적용했다.
통합 원광대는 ‘생명산업 글로벌 거점대학’을 비전으로, 의생명·농생명·생명서비스 등 세 개 분야에 전체 입학 정원의 60% 이상을 집중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 사업과도 연계해 생명산업 기반의 실용인재 양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성시종 원광학원 이사장은 “이번 통합은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한 전환점”이라며 “모든 구성원이 힘을 모아 미래를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태 총장은 “통합 원광대는 지역 혁신의 시대적 사명을 실천하겠다”고 밝혔고, 백준흠 총장도 “전문대가 축적한 실용 교육의 강점을 통합대학에서 계승하겠다”고 했다.
통합 원광대는 앞으로 △생명융합대학 중심 학사 구조 개편 △비생명 계열 무학과 선발 △전문학사-학사 연계 편입제 운영 △전북바이오융합전문대학원(JABA) 연계 산학협력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와 산업계, 대학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형 대학 모델을 통해 지속 가능한 혁신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아직도 실감 안 나고 원통”잔해에 파란 꽃 던지며 울먹
당시 같은 층에 43명 근무희생된 이주노동자만 19명“내외국인 권한 차이 존재”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배터리 기업 아리셀 참사 유족들이 사고 발생 1년째인 24일 아리셀 공장 앞에 다시 섰다.
화재로 녹아내린 공장 외벽은 사고 당시 처절함과 급박함을 담은 모습 그대로였다. 유족들의 시간도 1년 전 그 순간에 머물러 있다. 희생자 넋을 기리는 추모식장은 곧장 울음바다가 됐다.
이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 아리셀 중대재해참사 대책위원회 등의 주최로 경기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 앞에서 참사 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는 지난해 이날 화재가 발생한 오전 10시52분에 맞춰 시작됐다.
희생자들의 위패 앞에 선 유족들은 차례로 헌화한 뒤 고인을 추모했다. 머리가 하얗게 센 아버지는 딸의 죽음을 슬퍼하며 머리를 숙였다. 사고로 아들과 며느리를 한꺼번에 잃은 아버지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딸을 잃은 어머니는 주저앉아 오열했다. 아내를 떠나보낸 남편은 굳은 표정으로 주먹을 쥐고 울음을 삼켰다.
이주노동자 유족 A씨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도 항상 옆에 있을 거 같고 방문을 열고 ‘엄마’ 하고 부를 것 같다”면서 “한국 땅이 살기 좋아 내 자식도 데리고 왔다. 그런데 사고로 자식을 잃고 나니 너무 원통하다”고 했다.
유족들은 참사를 상징하는 파란색 꽃을 들고 사고 현장인 아리셀 공장 터로 발을 내디뎠다. 참사 후 유족들이 사고 현장에 들어간 건 처음이었다. 화재가 발생한 3동 건물 앞에 선 유족들은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연 뒤 그 안으로 파란색 꽃을 던졌다. 이어 잔해만 남은 공장 앞에서 위패를 태웠다. 곳곳에서 울음이 다시 터져 나왔다.
아리셀 중대재해참사대책위원회 소속 김진희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떠나간 23명의 영혼이 안식을 찾을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며 “책임있는 사과만이 우리 유가족이 온전하게 치유되는 길”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도 전지공장 화재 조사 및 회복 자문위원회가 아리셀 참사를 분석한 보고서인 ‘눈물까지 통역해달라’가 발간됐다. 안타깝지 않은 희생이 없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에겐 죽음도 공평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참사 당시 같은 건물, 같은 층에 근무한 노동자는 정규직 20명, 비정규직 23명이었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3명(15%), 비정규직은 20명(87%)이 숨졌다.
같은 비정규직이라도 이주노동자에게 더 가혹했다. 비정규직 23명 중 내국인은 3명, 이주노동자는 20명이었다. 이 중 내국인은 1명(33%), 이주노동자는 19명(95%)이 숨졌다.
이런 차이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간 ‘권한’ 차이에 있었다는 게 자문위의 분석이다. 화재 발생 당시 폐쇄회로(CC)TV 등을 보면 특정 비상구 한 곳이 유일한 탈출구였다. 평소 이 문에 대한 접근 권한이 있는 정규직 상당수가 문을 열고 탈출한 반면 접근 권한이 없고 문의 존재조차 몰랐던 비정규직 이주노동자들은 우왕좌왕하다 변을 당했다.
자문위는 “불법 파견이나 불법 사내하청 구조의 인사관리 이전에 이들을 이런 지점까지 몰아넣었던 차별과 혐오로 점철된 시스템이 있었다”며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는 시스템과 우리 사회 정책 수립 주체들의 낡은 인식이 근본 원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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