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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세대 정의를 위한 책임 있는 선택[핵 없는 아시아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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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주임 작성일 25-06-16 17:48 조회 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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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저녁, 대만 타이베이에 위치한 GCAA(Green Citizens’ Action Alliance) 사무실은 대만, 일본, 필리핀, 한국에서 온 청년 활동가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서로에 관한 질문이 끝없이 이어지던 그 날 저녁, 우리는 위험을 다음 세대에 떠넘기는 핵발전이 세대 간 정의를 심각하게 위배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시간이 없어요, 핵발전에 돈 쓸 시간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5도 상승하는 시점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기후시계는 ‘4년 51일’을 가리키고 있다. 이번 정부 임기보다도 짧은 이 시간을 늦추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 핵발전을 또 포함하는 순간,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탄소배출을 줄일 마지막 기회를 놓치게 된다.
핵발전은 출력조절이 어려운 경직성 전원이기 때문에, 유동적인 전력수요나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다. 구조적으로 재생에너지와 양립하기 어려운 것이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높은 호남의 경우 전력계통 포화로, 핵발전소가 재생에너지 발전 출력에 제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모든 것’이란 비교적 탄소배출이 적은 기술들의 믹스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어야 한다. 이미 지난 정부는 핵발전 예산을 대폭 늘리고 재생에너지 지원과 기후대응기금은 오히려 삭감하며 시간을 허비해왔다. 오늘 시작해도 15년 뒤에나 가동을 시작할 신규 핵발전소나, 상용화 가능성도 낮은 소형모듈원전(SMR)에 수조원의 예산을 투자할 여유는 없다. 탄소감축의 부담을 공정하게 지기 위해, 지금 당장 재생에너지 중심의 급속한 전환이 요청된다.
핵발전, 다음세대로 떠넘겨지는 책임
지난달 17일, 대만은 마지막 핵발전소의 가동을 멈추고 공식적인 탈핵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과거 4기의 핵발전소에서 발생한 핵폐기물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 대만의 한 청년 활동가는 “핵폐기물의 최종 처분은 40년 뒤에 논의하자”는 정부 입장을 전하며, 이는 명백히 다음 세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현재 26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약 1만9000t의 핵폐기물이 임시저장되어 있다. 지난 40년 동안 처분장 마련을 모색했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핵발전소만 늘리고 있다. 플루토늄, 세슘 등 인류에게 치명적인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지진과 전쟁 등으로부터 10만년간 안전히 저장될 수 있는 부지가 한반도에 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다.
현재 핵폐기물 최종처분장은 핀란드의 온칼로(Onkalo)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10만년 후 인류를 염려하여, 온칼로의 입구에는 유엔(UN) 공용어와 상형문자 등으로 핵폐기물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적혀있다. 그러나 정말 경고를 받아야 할 대상은 까마득히 먼 미래의 인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핵발전을 확대하면서 핵폐기물을 미래로 투기하고 있는 현재의 우리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대로 신규 핵발전소가 추가 건설된다면,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는 32기까지 늘어나게 된다.
책임있는 선택, 탈핵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태어난 한 청년활동가는 6살에 겪은 핵발전소 사고의 기억을 나눴다. 그는 “‘핵발전소 사고 따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어왔던 사람들을 포함해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안전하다던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폭발한 지 14년, 방사능 오염은 세대를 넘어 지금도 지속하고 있다. 안전하지도, 저렴하지도, 깨끗하지도 않은 핵발전을 계속할 이유가 무엇일까.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에서 유용한 핵물질만 뽑아내 연료로 재활용하는 기술), 소듐냉각고속로(SFR·뽑아낸 핵물질을 연료로 쓰는 신형 원자로) 같이 실현되지 않은 기술에 의존하는 것은 지금의 책임을 유예하는 것일 뿐, 탄소도 핵폐기물도 더이상 다음 세대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 세대 간 정의가 지켜지는 에너지 전환은 지금, 탈핵이라는 책임 있는 선택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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