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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전문변호사 [그림책]“친구야~ 지게에 앉아, 함께 산에 가자”…큰 힘이 되어준 우정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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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주임 작성일 25-06-23 07:21 조회 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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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전문변호사 나 너희 옆집 살아성동혁 지음 | 다안 그림봄볕 | 40쪽 | 2만2000원
검고 시든 덩굴들이 어두운 방을 뒤덮고 있다. 창밖엔 비가 내리고, 지평선엔 산들이 우뚝 서 있다. 바깥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사람의 뒷모습은 슬픔에 잠겼다.
남들보다 제약 많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몸 어딘가가 불편한 채로 살아가야 하는 희귀 난치 환자들이다. 이들은 한 번도 못해보거나,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들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을 다친다. 이 책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저 산에 오르고 싶지만 나서기 쉽지 않기에 포기했을 터다.
하지만 칠흑 같은 어둠일수록 틈새를 비집는 빛은 더 선명해지기 마련이다. 우울에 빠진 주인공도 친구들의 빛나는 다정함에 기대어 살아간다. 어엿한 의료인이 된 한 친구는 함께 산을 오르자고 권한다. 희망을 주는 친구들이 등장하자 어두웠던 삽화에도 밝은 연둣빛 색채가 덧입혀진다. 책장을 넘기니 먹구름 사이로 서광이 비치고 세상은 초록으로 서서히 물들고 있다.
친구들은 주인공을 업을 때 사용할 알루미늄 지게, 산소통, 의료용품들을 챙긴다.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가득한 날, 친구들은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고 주인공은 그들의 등을 통해 산길을 느낀다. 산을 오를 만큼 올라 만난 풍경은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책을 읽는 독자도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접힌 책장 양쪽을 죽 펼치니 맥동하는 산줄기가 보이고 저 멀리엔 강이 흐른다. 빌딩은 손톱만 하게 작아졌다.
성동혁 시인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시를 그림책으로 새롭게 엮었다. 2025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그림 작가 다안의 따뜻한 유화도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세상에 내가 있을 곳이 없는 것 같아 슬픔이 밀려온다면, 옆을 보자. 어떻게든 나와 함께 살아가려는 다정한 이들이 자리를 내어줄 테니.
부산 동구는 도시가스 공급에서 제외됐던 범일동 안창마을에 도시가스 공급을 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안창마을은 지형적 특수성과 노후 주택 밀집 등의 사유로 도시가스 공급이 어려웠다. 주민들은 LP가스와 기름보일러를 사용해 겨울철 난방비 부담과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동구는 ㈜부산도시가스와 여러 차례 협의하며 도시가스 공급을 추진하는 한편 설명회를 개최해 주민의 참여를 끌어냈다.
그 결과 2024년 12월 안창마을 공공임대주택까지의 도시가스 공급관 설치 공사를 시작했으며 이번 공사로 25가구가 도시가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동구의 조치로 주민들은 별도의 수요가 부담 시설분담금 없이 도시가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안창마을 내 미공급 지역에 대해서도 공급 신청을 받고 있으며 향후 도시가스가 보급될 예정이다.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은 “안창마을의 염원인 도시가스 공급이 40여년 만에 이루어져 뜻깊다”라며 “앞으로도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주민의 삶이 실질적으로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어 신문 허용·교육기회 확대1920년대부터 통치 기조 달라져
조선은 일본 출판계 새 시장 부상사회주의 책, 한반도 유입도 활발
일본 본토에선 검열 약한 점 활용현지 출판 이후 조선으로 역수입
<불량한 책들의 문화사>는 식민지 시기 일본과 조선의 관계를 당시 출판문화를 통해 살핀 책이다. 일본 니혼대에서 일본문학을 가르치는 저자 고영란 교수는 ‘가해자 일본과 피해자 조선’이라는 구도만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흥미로운 장면들을 책에 여럿 담아놓았다.
불량한 책들의 문화사고영란 지음 | 윤인로 옮김푸른역사 | 418쪽 | 2만8900원
일본 제국 통치 권력은 ‘불령선인’(不逞鮮人·불온하고 불량한 조선인)이라는 멸칭을 만들어 조선인을 비하하고 단속했다. 그러나 일본 출판인들에게 조선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잠재력 높은 시장이었다.
일본은 1910년대 무단통치의 실패를 인정하고 1920년대부터 한반도에 대한 통치 기조를 바꿨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시사신문 등 민간 조선어 신문 발행이 허용됐고 교육 기회도 확대됐다. 교육 기회의 확대는 일본어를 읽을 수 있는 독자층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일본의 출판자본은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와 관련해선 당시 일본 출판사 개조사의 대표 야마모토 사네히코의 행보가 주목할 만하다. 야마모토는 1926년 근대 이후 일본 명작 소설을 권당 1엔에 파는 이른바 ‘엔본’을 성공시킨 장본인으로, 20세기 전반 일본의 대표적 편집자 겸 기업가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일본이 만주를 침공했을 무렵 일본 출판시장은 너도나도 ‘엔본’ 출간에 뛰어든 후유증으로 부진을 겪고 있었다. 이때 조선을 비롯한 식민지는 엔본 재고를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제 왕래’라는 잡지의 1931년 12월호에 따르면, “엔본 시대 이래의 일대 스톡(재고품)이 만주에 출동한 우리 군에 못지않은 기세로 파격적인 특가 제공을 통해 식민지로 밀어닥쳤다”.
야마모토는 이념적으로는 일본의 만주 침공을 옹호한 보수적 인물이었지만, 당시 일본 출판시장에서 사회주의 성향의 출판물들이 인기를 얻자 개조사의 출판 방향을 ‘왼쪽’으로 꺾었다. 조선 청년들은 개조사의 사회주의 성향 출판물들의 주요 고객이었다.
개조사는 1928년 5월 <마르크스·엥겔스 전집>을 출간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 내 다른 출판사 5개가 연합해 ‘연맹판’ <마르크스·엥겔스 전집>을 내면서 경쟁에 불이 붙었다. 개조사는 그해 5월18일 본토의 주요 신문인 도쿄아사히신문에 전집 광고를 게재한 데 이어, 나흘 뒤인 5월22일에는 동일한 내용의 광고를 동아일보에도 실었다. 야마모토가 1932년 경성을 방문했을 때 동아일보 사장 송진우와 편집국장 이광수는 고급식당에서 그를 위해 연회를 열었다. 동아일보 입장에서는 중요한 광고주에 대한 접대의 자리였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동아일보나 조선일보 입장에서 일본 출판사 광고는 구독료만으로는 신문사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서 적자 경영을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였다. “식민지 시대를 살펴보면 민간지 수입의 30~40퍼센트는 광고료가 점하였고 그 가운데 6할 이상은 도쿄나 오사카의 기업광고였다.”
일본의 사회주의 관련 서적들이 거의 시차 없이 한반도에 유입되면서 조선 청년들의 급진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일본어의 역할은 양가적이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일본어는 “지배자가 강제하는 억압의 상징이면서 그런 억압에 대한 저항 사상을 키우기 위한 도구”였다. 일본 제국의 ‘불온서적’이 한반도로 흘러와 ‘불량한 조선인’을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1920년대 일본 출판시장은 ‘사회주의’가 돈이 되는 시장이었다. 1928년 창간된 전일본무산자예술연맹(나프)의 기관지 ‘전기’는 발행부수 7000부로 시작했으나 2년 뒤 2만2000부로 늘어났다. 이는 메이저 잡지였던 ‘중앙공론’과 비슷한 규모였는데, ‘중앙공론’ 편집자 아메미야 요조는 당시 마르크스주의가 영화와 스포츠에 비견할 만한 유행 상품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실제로는 상업 출판사이면서 사회주의 성향 출판물을 취급하는 출판사들을 지칭하는 ‘좌익적 출판사’라는 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사회주의 계열 저작물의 유행은 1920년대 일본의 ‘다이쇼 데모크라시’ 시대에도 검열이 존재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는 오히려 ‘발금’(발매금지) 처분을 받을수록 판매에 유리했다.
사회주의 계열 잡지 ‘전기’는 노동착취 문제를 다룬 소설 ‘게 가공선’이 실린 1929년 11월호가 발금당했다는 사실을 홍보 문구로 사용했다. “되풀이되던 발금이 화제를 일으키면서 배본을 둘러싸고 중개상들 간의 충돌이 일어날 정도로 주문이 폭증했다.”
조선 사회주의자들은 식민지보다 일본 본토의 검열이 약하다는 점을 활용해 일본에서 출판한 다음 조선으로 역수입했다. 조선에서는 원고 단계에서 검열을 받았지만 일본에서는 납본 단계에서만 검열을 받았다. “원고가 제본소에서 조판되고 있을 때는 아무리 경찰이라 해도 이것을 압수할 수 없었다. 또 인쇄 중일 때도 경찰은 이 인쇄본을 어찌할 수 없었다.”
1931년 나프의 후신으로 결성된 일본프롤레타리아문화연맹(코프)은 1932년 자신들의 잡지 ‘대중의 친구’ 부록으로 조선어 잡지 ‘우리동무’를 발행했다. 얼핏 일본인 사회주의자와 조선인 사회주의자의 아름다운 연대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코프가 20만명 이상의 조선인 노동자들을 겨냥해 잡지를 만든 것이라고 비판한다.
“급격히 위축된 일본공산당운동을 지탱하기 위한 대안이 다름 아닌 조선인 독자나 조선인 노동자로부터의 자금 획득이며, 이를 위해 만들었던 것이 ‘우리동무’였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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